글쓴이: 이정민 정치부장
박성철 시의원 후보를 만난 건 지난 5월 20일 옥련동 호프집에서다.
박 후보는 연신 술잔을 들고 억울함을 토로하며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복받쳤다.
이중당적이라는 억울한 누명과 시의원 후보 박탈, 이중인격자라는 인격침해까지.
박 후보가 왜 자살까지 생각했는지, 왜 허탈감과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었는지.
민주주의 보루인 정당조직에서 정작 절차적 타당성이 사라진 이 사건의 본질은 무엇일까.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고 누구로부터 어떤 원한이 숨겨져 있던 것이었을까.
박 후보에 따르면 이 사건의 시작은 연수구청장 경선 과정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박 후보는 중립을 지키며 상호 후보 간 선의의 경쟁을 도왔다.
그러나 이것이 박 후보에게 결정적 패착이 될 줄 아무도 몰랐다.
구청장 선거 승패에 따라 시의원 후보 경선에도 영향이 미칠 줄 그는 몰랐던 것.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한 박 후보는 토사구팽–억지춘향으로 공천권을 박탈당했다.
박 후보는 시의원 공천장을 받기 하루 전 억울한 일을 당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지난 수 년 쌓아 온 연수구 사무국장, 시당 청년위 수석으로써의 신뢰도 모두 잃었다.
선거 비용도, 주민과의 약속도, 가족과의 친화력도 모두 잃어 그는 갈 곳마저 잃어 버렸다.
판결에 따르면 박 후보가 3월 공직후보자 추천과정에서의 이중당적 문제를 적시했다.
설령 박 후보가 경황이 없어 이중당적을 체크하지 못했더라도 시당은 바로 잡았어야 했다.
박 후보의 공직후보추천과정에서 각종 서류 등을 꼼꼼히 살폈다면 사태가 커지는 않았으리.
3월 후보 추천, 4월 면접, 5월 후보 경선 및 후보 확정 등 박 후보 잘못이 도대체 무엇인가.
또 있다. 연수구 선관위 확인 결과 2014년 박 후보의 한나라당 당적 없음이 이미 확인됐다.
박 후보는 2014년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력이 있어 당적 없음이 대외적으로 입증된 셈.
“정당 당원은 무소속으로 등록할 수 없다.
또 후보자 등록 기간에 당적을 이탈·변경하거나 2개 이상의 당적을 가지고 있으면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다”(연수선관위 녹취록)
녹취록 따르면 이미 선관위 확인에도 소송 이의제기를 포기한 인천시당의 책임이 명확하다.
당적 관리는 인천시당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소명했어야 할 후보 공천과정의 마지막 책무였다.
2006년 조작된 한나라당 당적, 2014년 당적 없음 선관위 확인, 2018년 당적 부활 등
결과적으로 시당만 믿고 경선 후 선거활동을 해온 박 후보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
인천시당도, 연수선관위도 책임소재만 떠넘기는 사이 박 후보는 피를 토하며 쓰러진 셈.
그 덕분에 소송을 제기했던 한나라당 출신 상대후보는 어부지리로 공천장을 쥐게 되었다.
일개 조그만 구멍가게도 상도가 있기 마련이요, 경미한 교통사고에도 법도가 있는 법이다.
구를, 시를 대표하는 정치인을 뽑는 과정에서 정도를 잃었다면 그 신뢰성을 누가 믿을까.
무–신–불–립! 무릇 정치란 믿음과 신뢰가 없으면 바로 설 수 없는 법임을 똑똑히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