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스위스, 다음달부터 시범사업
10㎏ 물건 싣고 최대 6㎞ 운행, 속도는 사람과 비슷한 시속 3㎞
스위스 우정국이 다음 달부터 의약품·식료품·생활용품 등 작은 포장 우편물을 로봇으로 배달하는 시범 사업에 들어간다고 CNN 등 외신들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시범 사업이 실시되는 곳은 수도 베른과 쾨니츠, 비버리스트 등 3개 도시 지역이다. 스위스 우정국은 로봇 시범 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한 뒤 3년 내로 실제 상업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시범 운용에 투입되는 무인 로봇은 영국 벤처기업인 ‘스타십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것으로, 20㎏ 정도의 무게에 6개의 바퀴가 달려 있다. 10㎏까지 실을 수 있고 이동 가능한 거리는 6㎞다.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시속 3㎞ 속도로 주행하지만, 최대 시속 6㎞까지 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급한 물건은 좀 더 빨리 배달할 수도 있다.
우편배달 로봇은 몸체에 9개의 카메라와 전방에 4개의 동작 감지 센서, GPS(위치정보시스템) 장치 등이 장착돼 있어 사전에 입력된 목적지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장애물과 공사 구간 등을 피해 가고, 신호등 앞에서는 차가 지나갈 때까지 멈출 줄도 안다. 학습 능력도 갖춰 한 번 갔던 길에 대한 정보를 다음 배달 때 활용할 수도 있다. 카메라와 GPS 등은 도난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로봇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물건 주인의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SMS)를 보내 물건을 찾아가도록 한다. 우정국 관계자는 “로봇에는 원격조종장치가 달려 있어 배달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우체국에서 원격으로 로봇의 진행 경로 등을 다시 조종할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 드론을 활용한 우편물 배달 시범 사업을 시작한 스위스 우정국은 당일 또는 실시간 ‘동네 배달’ 서비스엔 로봇을, 격오지 등에 빠른 배달을 할 때는 드론을 투입하는 식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우정국 관계자는 “전국 우체국에서 처리하는 우편물이 하루 1800만건에 달한다”며 “배달 로봇이 투입돼도 우편배달부 인원이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