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이정민 기자_m924914@incheonpost.com
특검법 반대표엔 “중립 훼손우려” 심경 토로,,,변신 정치 비판 목소리도
친박 이학재 의원(3선, 인천서구갑)이 읍참마속의 심경으로 대통령의 검찰 수사를 종용했다.
이 의원은 23일 블로그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님은 검찰 조사를 미루지 마시고 성실히 임하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시기를 간절히 청원합니다”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먼저 박근혜 대통령과의 지난한 인연을 회상했다. 그는 ▲ 2012년 대선 이후 일체 임명직을 맡지 않은 이유 ▲ 2014년 지방선거 후 장관 직 거절 심경 ▲ 유승민 전 대표 사퇴 당시 강성 친박 비판 후 복당 추진 심경 등을 전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의 검찰 수사 거부 철회를 촉구하면서 “최순실 사태라고 하는 엄청난 일을 겪고 있는 국민의 눈으로 볼 때 청와대 측에서 검찰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국민의 뜻을 거부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성토했다.
이 의원은 특검법 반대표를 던질 당시를 떠올리면서 “야당만이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은 특검의 공정성 문제가 야기될 수 있으므로 좀 더 중립적인 특검 임명을 위해 반대한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 의원은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이런 글을 왜 대통령께 쓰는지 모른다’면서 “국민행복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신나게 일했다. 하지만 요즘 한 달 가까이 지역구에 가질 않았다”고 자조한 뒤 “주민들을 뵐 면목이 없고 드릴 말씀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부모도 자식도 없는 박근혜 후보는 비리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 의원은 지난 대통령 선거 운동 당시를 언급하면서 “‘국민행복시대를 만들 것, 원칙과 신뢰의 정치, 부모도 자식도 없는 박근혜 후보는 비리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수도 없이 외치고 설득 했던 저의 말을 주민들이 기억하고 계실 것 같아 뵐 용기가 나질 않는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의 특검법 재가를 강조하면서 “충심으로 말씀드립니다. 만약 현재 검찰 수사가 불공정하다고 조사를 거부하시면 향후 특검 수사와 관련해 말씀하시는 어떤 이의제기도 국민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뒤 “모든 권한을 위임했던 국민들에게 해야 할 마땅한 도리인 검찰 수사를 꼭 받으시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학재 의원의 갈지자 정치행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재병 민주당 시당 대변인은 23일 통화에서 “20대 총선 직후 ‘탈박’의 가면을 썼다가, 또 한 번 변신을, 그리고 이번에 또 변신을, 그의 저의가 궁금할 따름”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지난 10월 말에는 비박계를 중심으로 발표한 ‘이정현 퇴진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며 친박의 책임을 묻는 쪽에 섰다가 다시 특검법에 반대표를 던지고 이번엔 검찰 수사 촉구까지..”라며 말을 흐렸다.
이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정치적 변곡점 마다 재빠른 변신술로 위기를 모면한 이학재 의원의 행운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고 비판한 뒤 “분명 끝은 있다. 지금부터라도 낯부끄러운 처신을 중단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명운을 같이 하는 의리라도 보여 동반 퇴진으로 시민들에게 사죄하길 권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