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이정민 기자_m924914@incheonpost.com
[주장] 대국민 사과와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한다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했다. 국민들은 ‘전원구조’라는 오보가 현실이 되길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청와대의 재난 콘트롤 타워는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았다. 대통령도 7시간동안 행방불명이 됐다.
300여명의 아이들이 무참히 수장되는 순간을 국민들은 똑똑히 지켜봤다. 가슴이 미어지고 속이 새까맣게 타버렸다. 울분과 분노로 1년 이상을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아야 했다. 아직 9명의 아이들은 바다에 수장되어 있다.
생때같은 아이들이 살려달라는 절규가 들리는 세월호 참사의 순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인간자격’을 스스로 저버렸다. 제 자식이 죽어가는 순간에도 웃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아무리 피할 수 없는 다른 상황이 있었더라도 민경욱의 웃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피할 수 없는 팩트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민경욱 의원의 어이없는 웃음에 대해 혹평했다. 후안무치의 극치, 참담함이 그것이다. 당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인식과 태도가 얼마나 참담한 수준인지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시당은 비판했다.
민경욱 의원은 이후 해명자료를 냈다. 그는 “제가 브리핑을 하던 오전 10시 반에는 세월호 사고에 관한 자세한 인명피해 규모와 제반 사항이 알려지기 전 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팩트 체크는 민 의원의 주장과 달랐다. 당시 오전 10시, 10시15분 2회의 대통령 지시사항이 떨어졌다. VIP가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해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명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 상황의 중대성을 청와대 참모진들이 모두 인지했다는 방증이다.
민 의원은 또 “세월호 사고 당시 저는 대변인직을 수행한 지 2개월여 밖에 되질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민 의원의 개인적인 심경은 차치하고 2개월이라는 기간이 그토록 짧은 기간인가. 국가고위공무원직에 임하면서 그 정도의 각오도 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민 의원은 적어도 청와대 대변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은 누구보다 달랐어야 한다. 대통령의 철학, 국가의 이미지가 민 의원의 입을 통해 국민에게, 해외 동포에게 고스란히 전파되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단어 하나, 쉼표, 마침표 느낌표 등도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
민주당 시당은 분노했다. 민 의원의 해명자료는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고 유가족에 대해 두 번 죽이는 처사라고. 민 의원은 더욱이 해당 언론사에 왜곡 편집에 대한 규명조치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쯤 되면 어불성설의 극치 수준이다.
민주당 시당은 성토했다. 민 의원과 새누리 인천시당이 진정 양심을 가진 집단이라면 대국민사과와 유가족 사죄를 해야 한다고, 그리고 고위공무원으로서 책임과 윤리강령을 저버린 민경욱 의원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이다.
‘인과응보 사필귀정’의 교훈은 무릇 2개월 밖에 안 다닌 유치원생도 다 아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