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장열 편집인
부평역사박물관은 ‘부평 검정사택’으로 불린 일제강점기 노동자 사택의 실체를 최초로 규명한 ‘도쿄제강 사택에 담긴 부평의 시간’ 학술총서를 발간했다.
‘도쿄제강 사택’은 부평구 청천동과 산곡동에 걸쳐 있는 일제강점기 노동자 주택이다. 보통 사택 앞에는 회사 이름이 붙기 마련인데, 이 사택을 건립한 회사의 내력에 대해서는 그동안 알려진 바가 없었다. 다만 건물의 외벽 색이 검다는 이유로 그동안 ‘검정사택’이라 불러왔을 뿐, 학술적인 접근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이번 학술조사는 역사, 건축, 구술, 사진, 실측, 시료 분석으로 분야를 나누어 진행했다.
역사 분야에서는 ‘검정사택’의 설립 주체가 일본 전범기업인 도쿄제강이라는 것을 규명하고 공장과 사택의 변화 과정을 정리했으며, 건축 분야에서는 도쿄제강 공장의 설립과 사택의 건축적 특징에 대하여 조사했다.
구술 분야에서는 거주자 구술을 통해 도쿄제강 사택의 시기별 기억을 채록했다. 또사진 분야에서는 철거 이전 도쿄제강 사택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했으며, 실측 분야에서는 도쿄제강 사택의 현황 도면을 작성하고 원형을 추정했다.
끝으로 시료 분석 분야에서는 도쿄제강 사택이 검정사택으로 불리게 된 과학적 근거를 확인했다.
부평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지금까지 실체 없이 ‘검정사택’으로만 불러 왔던 일제강점기 노동자 주택을 전범기업 도쿄제강에서 운영했음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해당 사택의 변천 과정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철거 이전 현황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제강 사택은 지난 2020년 7월 철거됐다. 철거 이전 학술조사 과정에서 수습하고 기증 받은 생활사 자료 일부는 부평역사박물관 기증전시실에 전시하고 있다.
이번 학술총서는 인천광역시 공공도서관 및 유관 기관에 배포했으며, 부평역사박물관 홈페이지(https://portal.icbp.go.kr/bphm/)에서 전자 파일 형태로 제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