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이정민 기자_m924914@incheonpost.com
국회입법조사처 ‘미국대선 가짜뉴스 관련 논란과 의미’ 조명
미국 대선의 최대 이변을 일으켰던 트럼트 당선 뒤엔 가짜뉴스(Fake news)가 있었나.
국회입법조사처는 28일 ‘미 대선 시기 가짜뉴스 관련 논란과 의미’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유향 사회문화조사실 과학방송팀장(정치학 박사)에 따르면 미국 대선은 과히 소셜미디어와의 전쟁이었다. 특히 가짜뉴스가 대선 판도를 시시각각 뒤집었다.
가짜뉴스는 거짓보도와 악의적인 여론몰이를 통해 클린턴 후보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미국 인터넷 뉴스매체 버즈피드에 따르면 대선 전 3개월 간 가짜뉴스 20개가 페이스북을 장식했다. 공유·댓글 수만 총 871만1천 건에 달했다. 이는 CNN·NYT·워싱턴포스트의 주요 기사 20개(736만 건)의 반응을 넘어선 숫자다. 소셜미디어와 가짜뉴스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미국 대선에서 흥행을 기록했던 17개의 가짜뉴스는 특정후보에게 유리하게 적용됐다. 예로 ‘프란체스코 교황이 트럼프 지지를 발표했다(반응 96만 건)’, ‘클린턴 후보가 테러단체 ISIS에 무기를 판매했다(79만 건)’, ‘FBI는 힐러리를 기소할 것이다(14만 건)’ 등이다.
앞선 가짜뉴스들은 대선 전 1~3달 전에 만들어졌다. 신생매체였지만 대선 기간 극적인 트래픽 증가로 확산됐다. 또 민주당보다 공화당지지 경향이 강했다. 더불어 가짜뉴스는 우파사이트 38%, 좌파사이트 19%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김유향 박사는 “이런 가짜뉴스 공급자는 대부분 애초 가짜뉴스 발행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웹사이트나, 정치적 당파성이 강한 블로그들”이라고 버즈피드의 조사결과를 진단했다.
가짜뉴스 급증엔 디지털 골드러시(광고수익)가 주요 배경
가짜뉴스 급증엔 기존 미디어 언론환경의 변화가 원인이 됐다. 종이 신문이 사라지고 인터넷 소셜미디어가 대세로 떠올랐기 때문. 기존 독자들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손쉽게 뉴스를 접한다. 뉴스 매개 플랫폼으로서 소셜미디어의 부상과 인터넷이라는 뉴스생태계 변화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게 김 박사의 분석이다.
가짜뉴스는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트래픽 증가에 따른 구글 광고 수익 확대 등이 뒷받침한다. 특히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가 집중되는 시기에 가짜뉴스도 판을 친다. 이른바 디지털 골드러시의 등장이다.
가짜뉴스는 입소문 효과가 커 금방 전파가 된다. 여기에 기존 언론들의 불신 등이 더해져 가짜뉴스의 전파를 도우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가짜뉴스는 더 자극적이고 흥미위주의 기사를 독자에게 제공한다.
한국은 기존 미디어나 인터넷 뉴스 등이 각종 법률과 언론윤리위 등의 엄격한 적용을 받고 있어 가짜뉴스에 대한 필터링이 작동하고 있다. 다만 낚시성 기사와 블로거들의 왜곡 기사로 피해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김유향 박사는 “가짜뉴스는 올바른 정보의 유통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사실을 왜곡하고 선동하면서 민주주의 존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에 친숙한 10대들에게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법제도적 대책마련의 시급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