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이정민 기자_m924914@incheonpostl.com
박근혜 대통령과 중대본의 안이했던 참사 대응태도 확인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중대본이 오후 1시까지 ‘전원구조’ 오보를 믿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검찰 수사에 오른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16년 1월 주간 ‘신동아’ 인터뷰에서 ‘세월호 7시간 행적’의 진실을 언급했다.
조 장관은 “세월호 사건 당일 대통령의 행적이 논란이 된 후 당시 안보실장과 관계부처 장관, 수석들한테 일일이 확인해봤다”며 “대통령께 보고한 전화보다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전화가 많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 장관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외교안보수석실로부터 최초 서면보고 받은 오전 9시 53분부터 매 20분 간격으로 지시를 내렸다. 다만 오전 11시 1분 <MBN> 방송에서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보고 점심 끝날 때까지 그대로 믿었다는 게 조 장관의 설명이다.
조 장관은 “오후 1시 넘어 대통령께서 사망자 숫자가 잘못된 걸 알고 곧바로 중대본으로 가려했다. 그런데 경호팀이 먼저 가서 준비해야하는 데다 중대본에서 사망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보고 준비가 안 됐다”며 “그 바람에 2시간이 지체됐다. 그래서 중대본 도착이 늦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 증언과 관련해 청와대는 세월호 최초 침몰 당시부터 특공대 투입 지시 등 치밀한 구조작전을 이행한 것으로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조윤선 장관 설명대로라면 당시 김장수 안보실장·김석균 해경청장, 국방부와 해수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의 안이한 재난대응 태도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즉 중대한 국가재난사태가 발생했음에도 학생구조에 전력을 다하지 않은 청와대의 무책임이 비판받는 이유다.
한편 청와대가 해명한 ‘이것이 팩트다’의 세월호 7시간 설명도 불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세월호가 선수만 남기고 완전 침몰한 시간은 오전 11시 18분이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11시 20분 ‘대통령, 안보실로부터 서면보고 : 477명 탑승-161명 구조’라고 되어 있다. 이어 12시 33분엔 ‘대통령, 정무수석실 보고 : 179명 구조-1명 사망’이라고 적혀 있다.
이 해명이 모순적인 이유는 배가 완전히 침몰한 상태라면 생사가 확인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실종자, 유실자, 사망자, 생존가능자 등의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서 보고했어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오직 구조 숫자와 사망(확인) 숫자에만 집착했다. VIP보고에만 집중했다는 반증이다.
조윤선 장관 설명으로 반증한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들은 이미 세월호 완전침몰 상태를 알고도 천연덕스럽게 점심을 마쳤다. 그리고 그때까지 ‘전원구조’를 믿었다는 조 장관의 진실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지 모를 일이다. 무당 최순실은 알 수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