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장열 편집인
20일 이성만 의원(더불어민주당·부평갑)이 정부 고위직 인사 길잡이 역할을 하는 미국의 ‘플럼북(Plum Book)’을 한국에 도입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플럼북’이란, 美의회가 대선 직후 작성·발행하는 국가 주요직의 명부록으로, 책 표지색이 자두색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별칭이다. 정식 명칭은 ‘미국 정부 정책 및 지원 직책(The United States Government Policy and Supporting Positions)’이다.
플럼북은 대통령의 인사권이 미치는 9천여 개 자리를 열거하고 자격요건 등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 공직의 사유화를 막을 수 있어 한국에서도 대선이 끝날 때마다 관련 제도 도입 요구가 있어왔다.
과거 노무현 정부가 중앙인사위원회와 인사수석실 등과 협의해 국가 주요직위명부록을 발행한 이래 최근에도 인사혁신처가 ‘국가주요직위명부’를 발행했지만 그 대상을 행정부에 한정하는 등 내용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미국의 플럼북은 대통령의 인사권이 영향을 미치는 직위나 자격 조건 및 임명 방식 등이 상세히 적혀있는 반면, ‘국가주요직위명부’에는 재직자의 소속, 직위, 성명 등 단순한 정보만이 담겨있다.
이성만 의원은 「대통령직인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되면 행안부가 지체 없이 국가의 주요 직책에 대한 직무, 자격 조건, 임명 방식·절차, 임기, 보수 등을 작성·제출·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성만 의원은 “대통령실, 공공기관 가리지 않고 매번 벌어지는 인사참사 논란 속에서 한국판 플럼북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며 ”신임 대통령이 인사 권한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파악하여 정부 출범과 이후 운영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럼북이 도입되면 누구나 공직에 어떤 자리가 있고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며 “인사에 대한 감시가 보다 쉬워질뿐더러 더 많은 우수한 인재가 공직사회로 유입되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