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장열 발행인_lee@incheonpost.com
인천에 허깨비가 출몰했다.
최근 동구 배다리마을에 자리한 한미서점에서 드라마 도깨비를 일부 촬영하면서 유명세로 타고 있다. 사람들이 그 곳을 찾아와 사진을 찍고 있다. 배다리에 사람들이 찾아오면 좋을 일이다. 문제는 도깨비에 홀린 사람들이 늘 그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그런데 행정단위에서는 호들갑이다.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니 씁쓸하다.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헛것이 것이 되기 위해서는 장소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오래간다. 배다리에 시간을 담고 있는 것에 대한 조명과 발굴이 우선이다. 몇 년 전 배다리마을에 소설가 박경리가 헌책방을 했다는 사실을 배다리에서 헌책방을 하는 아벨서점 곽현순 대표를 통해서 확인됐다. 배다리와 박경리의 헌책방 고리를 찾아서 엮는 것이 우선 배다리 마을이 허깨비에 홀리지 않고 오래시간 버티게 할 디딤돌이다,
다시 박경리를 호출하자.
헛것이 것이 되는 사례는 경남 하동에 있는 토지문학관이다. 작가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곳이라면서 토지문학관을 만들었다. 진작 작가 박경리는 경남 하동에 가 본적도 없는데도 허구인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건물을 세웠다.
현실 공간이 아니라, 허구적 공간에서 구축된 이미지들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이즈음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