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중호 객원기자
인천은 지역특징으로 여러 서구근대문물을 받아들인 전초기지로 역사에 길이 남을 도시이다.
그 중, 극장과 관련한 부분은 최초의 근대 극장 ‘애관극장'(1895년 협률사의 후신)이 들어서서 근대 서구의 문물 소개의 장으로 자리 잡은 것을 들 수 있다.
그 일을 필두로 동인천의 ‘미림극장’은 1957년에 무성영화 가설무대에서 시작하여 전성기를 지나 지금은 실버극장, 독립영화 전용극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주부터 ‘영화공간주안’의 관장을 역임한 바 있는 심현빈 관장이 미림극장에서 독립영화제를 개최하고 감독과의 대화를 이어 나가고 있다.
1월 14일 있었던 관객과의 대화에 초대된 감독은 ‘우수’를 감독한 오세현감독이었다. ‘일시’에 이어 두번째 장편인 셈인데, 서양화를 전공한 그의 영화관은 평범하지 않다.
우선 그는 영화문법에 충실한 감독이다. 일체의 배경음악을 쓰지 않는다든지, 화면 밖의 것들을 과감하게 잘라내고 화면 안의 것들과 단절 시켜버린다든지, 그외 나머지는 관객의 몫이라는 감독의 관점은 소위 ‘작가주의’를 표방하는 언표로 볼 수 있다.
이 날 상영된 ‘우수’만 해도 그렇다. 주인공이 왜 자살하려고 하는지 어떤 단서도 제공하지 않고 있고, 독특하게도 그가 술을 마시며 부르는 ‘사철가’라는 단가도 단지 배우 윤제문의 예상치 못한 ‘애드립 송'(그가 생활에서 자주 부르는 노래)이라는 것, 배경음악의 배제, 의식 없이 만들어진 로드무비의 형식, 보여지는 서사와 감추어진 서사가 일치하지 않는 이율배반적 서사구조, 이런 것들을 그의 ‘작가주의’ 적 요소로 정형화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영화문법이 날로 치열해지고 촘촘한 그물로 잘 짜여질 날을 기대해 본다. 한국영화의 미래가 오세현감독과 같은 작가주의 정신에서 찾아야 하는 것은, 홍상수, 박찬욱 계열과는 또 다른 영화를 원하고 있는 한국관객의 목마름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1월 15일 일요일에는 또 3편의 독립영화가 상영된다. 관람료는 6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