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정2동 김수웅씨, 남다른 봉사로 부평에 온기를

by 김성화 기자

“예전에는 남들이 보기에 그냥 폐지 줍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우리의 친구이자 동료입니다.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더불어 살아가며 사회성도 배우고 있답니다.”

찬바람이 다시 찾아온 18일,  부평구 십정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김수웅(59) 씨의 선행이 지역사회에 온기를 전하고 있다.

김수웅 씨가 박현수(57·남·가명) 씨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봄이다. 당시 박 씨는 호흡기 기계에 의존하는 노모와 단둘이 단칸 월세방에 살고 있었다. 본인도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오랜 기간 폐지를 모으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던 차에 이웃 주민의 제보로 십정2동 행정복지센터에 박현수 씨의 사정이 알려지게 됐고, 십정2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은 내부 사례관리 회의를 거쳐 박 씨를 긴급돌봄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박 씨의 주거환경 개선에 나섰다. 쓰레기가 뒹굴던 방을 청소하고, 주방 기구도 손 봤으며, 뜻 있는 주민의 도움으로 벽지도 교체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을 하던 김수웅 씨가 박 씨를 처음 만난 순간이다.

둘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몇 개월 후 동 행정복지센터가 치과기공소를 운영하던 김수웅 씨에게 한 주민의 틀니 지원을 부탁했다.

김 씨는 이전에도 자신의 회사에서 틀니를 제작하고, 아는 치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 형편이 어려운 십정2동 이웃들에게 틀니를 지원해줬다. 동에서 추천한 대상자는 치아가 거의 소실돼 정상적인 식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김수웅 씨와 박현수 씨의 두 번째 만남이다.

박 씨는 법적으로 장애 등록이 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 만나기를 꺼리고, 말하는 것도 매끄럽지 않았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쉽지 않은 상태였다.

김수웅 씨는 박 씨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치과기공소에 매일 두 시간씩 나와 물품을 세척하고 청소를 하는 일이었다. 이전까지 박 씨는 매일 집 근처 슈퍼마켓에서 상자를 주워 1만5천 원에서 2만 원을 벌고 있었다.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는 대부분이 음식 전달이에요. 저는 보다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고, 규칙적인 일상을 통해 안정적인 생활을 돕고 싶었어요. 함께 살아가며 사회성을 키우는 거죠.”

박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김 씨의 회사에 출근했다. 처음에는 약속 시간보다 너무 일찍 와 다시 집에 갔다 오기도 하고, 너무 늦게 나오기도 했다. 규칙적인 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느 순간 김 씨와 박 씨는 형님 동생이 되고, 선배 후배가 됐다. 지금은 대화도 많이 늘었고, 농담을 나눌 정도로 친해졌다. 근무 시간도 잘 맞춘다. 김 씨뿐 아니라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친구가 되고, 동료가 됐다. 고정적인 소득,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얻었다.

김수웅 씨의 거주지는 미추홀구다. 하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사무실이 있는 부평구 십정2동에서 보낸다. 그래서 다양한 봉사활동도 십정2동에서 하고 있다. 십정2동에서 이런 저런 봉사활동을 시작한 6년 전부터 김 씨는 부평구 주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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