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김영동(인천도시공공성네트위트 회원)
책이나 페북 글 등등을 읽을 때 가장 거슬리는 게 ‘의’자 와 ‘적’자 남발이다.
그리고 ~었었다 라는 문장도 굉장히 어색하다.
읽기 힘들고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다 빼버려도 이해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는 ‘의’를 왜 무분별하게 쓸까.
이오덕 선생은(1925~2003) 일본 말 ‘の’ 영향이라고 한다.
일본 말은 ‘の’ 가 없으면 문장 구성이 안 된다고 하는데 일제 식민 지배를 겪으면서 그대로 우리글에 스며든 것으로 보인다.
~의가 넘쳐나다 보니, ~으로의, ~에로의, ~으로서의, ~로부터의, ~와의, ~과의, 등등 이루 셀 수 없는 ~의투성이로 도저히 읽기가 힘들 정도다.
우리 기념일 이름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한글날, 부처님 오신 날 등등 우리말 기념일은 ~의가 없다.
그런데 국군의날, 경찰의날, 법의날 등등 대부분에 한자 말 기념일은 ~의를 붙이는데 무슨 원칙이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적(的)은 한자 말 남발이다.
‘형식적으로는 추상적이나 내용적으로는 표현주의적’. 어느 신문 기사 내용이다.
‘형식은 추상이나 내용은 표현주의’로 써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무슨 ~적자를 이렇게 죄다 붙이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었었다’는 영어의 시제 번역 투라고 이오덕 선생은 지적한다.
~갔었다, ~했었다, ~보았었다 등등 이런 낯선 글이 엄청나게 많다.
이런 글을 읽으면 단박에 이상한 느낌이 드는데 자기가 글을 쓸 때는 의식 하지 못 하는 거 같다.
이오덕 선생이 ‘우리 글 바로 쓰기’라는 책을 펴낸 때가 1989년이다.
30여 년 세월이 흘렀지만, 이러한 글쓰기 현상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해졌다.
이렇게 우리글은 일본 말에, 한자 말에, 영어에 이리저리 치어서 영 읽기 거북한 글이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