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의 정치어퍼컷] 유정복·문병호·김응호의 패착

글쓴이: 이정민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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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착 = 바둑에서, 그 자리에 돌을 놓는 바람에 결국 그 판에서 지게 된 나쁜 수

홍상수 감독의 독립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줄거리를 기억하시는가.

> 잘 알지도 못하면서 냉소와 조롱의 한 마디 뚝 내뱉으며 끼어들고

> 잘 알지도 못하면서 분위기 망치며 어린아이 같은 치기를 부리기도 하고

> 잘 알지로 못하면서 오만과 편견에 빠져 나대기나 하고

>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상대방 존중 없는 진실과 왜곡들로 그렇게 욕하고 비판하고

4일 밤 열린 MBC-KBS-SBS 3사 방송 인천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이 영화가 오버랩됐다.

민주당 박남춘 후보의 독주가 예상되자 담합이나 하듯 일제 공격이 시작됐다.

먼저 미래당 문병호 후보는 박 후보에게 “도대체 인천의 적폐가 뭐냐”고 질문했다.

그는 “시민은 없고 오직 시장만 주인이고 시장만 행복한 제왕적 리더십”이라고 일갈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답변도 추상적이고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빛 좋은 개살구로 응수했다.

즉 인천의 적폐는 재벌과 고위공무원, 토착세력을 위한 편파행정이라고 훈수를 뒀다.

한국당 유정복 후보는 “4자 협의체 내용도 모르고 잘못됐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물었다.

박 후보는 “이관에 따른 불리한 선결조건, 영구매립 허용 등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유 후보는 “이렇게 잘 알지 못하면서 무조건 반대하니까 답답하다”고 무시했다.

정의당 김응호 후보는 세간의 화두인 최저임금 산입문제를 두고 개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느냐. 구체적으로 답하라”며 질의했다.

박 후보는 “중소기업 폐업 위기, 소상공인 경영위기 등 복잡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노동 존중, 저임금근로자 임금 상향 등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재차 2500만 미만 근로자의 임금의 질 하락 등을 비판하면서

“민주당 등 거대양당의 키 높이 개악을 국민들은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마치 박 후보를 뺀 세 후보가 일제히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시장 하느냐”고 비꼬는 패턴이다.

제 아무리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할지라도 초등학생 다루듯 무시하는 발언은 패착이다.

적어도 인천시장 후보의 자격이라 함은 다름을 존중하고 역지사지의 입장을 취해야 했다.

적어도 인천시장 후보는 입장의 동일함을 통해 합리적인 토론회 과정이 필요했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자신이 걸어놓은 올가미에 스스로 옭아매는 자충수는 두지 말기를.

인천의 적폐는 유정복 시장의 제왕적 리더십과 시민을 돌보지 않는 편파행정이 맞다.

수도권매립지 문제의 대안은 매립기간을 하루빨리 종료하고 대체 부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최저임금 산입문제는 양대노총-중소상공인-노동자가 머리를 맞대 상생의 대책을 내와야 한다.

결국 박남춘 후보도 맞고, 유정복 후보도 맞고, 문병호 후보도 맞고, 김응호 후보도 맞다.

오십 보 백보다. 종이 한 장 차이로 편 가르고 아전인수 식 패권주의는 보여주지 말기를.

정치란 갈등과 대립을 조정하고 사회적 합의의 협치를 통해 최적의 대안을 세워야 하는 것.

화이부동! 다름은 인정하고 더 나아가 배려하며 이를 바탕으로 연대하고 공존하고 상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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