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극단, 연극 ‘하늘의 적’ 올려

최광석 기자

‘해외 명작 시리즈’ 두 번째 무대
21세기 SF 호러 대가 마에카와 토모히로 원작
‘흡혈’ 소재, 국내 초연


인천시립극단이 가을을 맞아 현대 일본 연극 ‘하늘의 적’을 무대에 올린다. 제92회 정기공연으로 ‘해외 명작 시리즈’ 두 번째 무대다.

이번 ‘하늘의 적’은 일상 속 숨어있는 판타지를 촘촘히 엮어내는 작가의 상상력이 정점을 찍는 작품으로 국내에선 인천시립극단이 최초로 무대화한다.

원작자 마에카와 토모히로(前川知大)는 21세기를 대표하는 SF 호러 문학의 대가로 ‘요미우리 연극대상’을 비롯해 일본의 주요 연극상을 휩쓸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함께 인정받은 작가로 정평이 나있다. 우리에겐 희곡뿐 아니라 영화로도 제작된 ‘산책하는 침략자(散步する侵略者)’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채식요리전문가인 주인공은 어느 날 요리 관련 방송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자신이 실은 100년도 훌쩍 넘게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최고의 식이요법’이 흡혈귀처럼 인간의 피를 섭취하는 것이라 밝히며, 자신의 지나온 과거를 하나씩 되짚어 간다.

작가는 이렇듯 황당하면서도 섬뜩한 소재를 오늘날 먹고 사는 문제와 연결 지으며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현대인의 결핍을 꼬집는다.

이번 공연은 개성 있는 미장센과 위트 있는 표현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이대웅 연출가가 맡아 더욱 기대를 높인다. 호러 장르답지 않게 밝은 분위기로 SF물 특유의 상상력에 기발한 해석을 더한다.

“인간사에 있어 모든 극단적인 욕망은 그로테스크해지기 마련이다. 건강해지고 싶다는 순수한 욕망이 점점 일상을 벗어나 비인간화 하는 과정을 보며, 우리는 새로운 관점으로 ‘생과 사’를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연출가는 귀띔했다.

인천시립극단은 1990년 창단, 올해로 34돌을 맞은 대한민국 최초의 공립극단이다. ‘최초를 넘어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로, 우수 공연의 산실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극 ‘하늘의 적’은 10월 17일, 18일 저녁 7시 30분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선보인다. 전석 2만원이며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예매는 엔티켓, 인터파크 티켓, 인천문화예술회관, 부평구문화재단에서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인천시립극단(032-420-2790)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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