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인천’ 로컬 브랜딩, 득실 갑론을박

김성화 기자

부평문화재단, 내달 ‘부평지하던전’ 운영
개항장 일대 ‘제2회 마계인천 페스티벌’ 개최
일각에선 부정적 이미지 확산 우려

부평문화재단은 다음달 1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연남동에서 부평지역 상품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 ‘부평지하던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부평지하던전은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규모의 지하상가로서 등재된, 부평의 상징 ‘부평 지하상가’를 배경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재단 측은 “마계(魔界)인천이란 부정적인 도시 이미지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부평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한편 25일과 26일 이틀 동안 인천 개항장과 월미도, 신포동 일대에서 ‘제2회 마계인천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해당 행사는 개항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마계인천과 인천맥주가 기획한 로컬 페스티벌로 지난해 9월 처음 개최돼 약 1만 명이 다녀갔다.

이처럼 ‘마계인천’이라는 인천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로컬 브랜드로 활용하는 여러 시도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가 있는가하면, 일각에서는 인천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나치게 부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응도 있다.

부평구청 민원게시판에는 “마계인천이라는 오명을 개선한다면서 나쁜 이미지로 다가오는 행사를 왜 하는 거냐”, “마계인천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가득한 행사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여럿 올라왔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마계인천이라는 표현은 거의 금기시될 정도로 지양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경찰청은 다양한 경로의 캠페인을 통해 줄곧 인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계인천은 ‘인천은 악마의 소굴이다’라는 뜻으로, 2010년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파생된 은어다. 인천 출신 코미디언들이 방송에서 자조적으로 언급하며 유머(?)로 자리 잡았다. 애초 인천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표현인 것이다.

유독 인천지역에서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범죄가 잇따르면서 마계인천이라는 불미스런 이미지가 더욱 굳어진 경향이 있다. 이때마다 시에서는 인구 1천 명당 범죄 발생 건수가 전국 평균보다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오명을 벗고자 하는 시도가 뒤따랐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각종 아동보호 대책을 내놓았고, 인천만의 정체성 확립과 시민 역량 결집을 위한 ‘인천사랑운동’이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부평문화재단 관계자는 “팝업스토어의 주 타깃인 10대, 20대들은 마계인천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오히려 재미있어 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나, 하나의 문화로서 유쾌하게 풀어나가자는 것이 재단의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행사는 마계인천에 초점을 맞춘 건 아니었다. 부평의 대중문화와 서브컬처를 결합한 프로젝트”라며 “방문해보시면 부평의 다양한 매력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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