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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부평 캠프마켓 미군기지, ‘하이트벨트 White veld’로 지정하자.

글쓴이: 발행인

최근 부평 캠프마켓 일부 부지 환경정화작업 계획이 나왔다.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든 내용은 이렇다. 부평 캠프마켓 환경정화구역에 들어 있는 미군부대 건물들을 한국환경공단이 사업비 773억 원을 투여해 환경정화 용역을 진행하면서 대부분 철거한다는 내용이었다.

도대체 국가와 인천시는 어떤 관점에서 부평 캠프마켓에 접근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 동안 시민사회에서는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부평 캠프마켓의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라고 미군에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소파(SOFA) 규정에는 원인 제공자인 미군이 환경정화 책임을 명시한 조문이 어디에도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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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이 환경오염 정화한 적이 없다. 부평 캠프마켓은 미군이 관할하는 미군부대이다. 빵공장이 가동 중이고, 미군부대가 평택으로 완전 이전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이즈음 북한과 미국 사이의 관계가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 한반도 정세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시점이기에 미군의 기지 재배치와 반환 정책에 힘을 쏟을 여력이 없는 시기라는 점도 부평 캠프마켓의 완전한 평택 이전이 가시화되기가 우리의 희망대로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예견도 도사리고 있다.

부평 캠프마켓 가운데 DRMO는 토양 오염 정도가 심한 지역이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한국 군부대의 오염은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다. 아직 한국 군부대는 환경이라는 측면에서는 전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군사보안구역이라는 특수성이라는 측면에서 그 공간에서 펼쳐지는 환경오염 행위는 전혀 관리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주한 미군 부대 이전은 미국이 결정하는 사항이다. 부평 캠프마켓 빵 공장을 평택 미군기지로 이전하더라도 미군이 반환 시기를 지금처럼 늦추고 있어도 제대로 된 항의를 할 수 없는 정말 기막힌 상황에 놓여 있다. 불평등의 연속이다.

그래서 지금은 하루빨리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 부지를 반환받는 것이 우선이다. 반환 받고, 그 다음에 우리 주권으로 오염을 어떻게 정화할 것인지를 부평 시민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군의 책임은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를 온전하게 반환 받은 뒤, 환경 오염과 각종 미군 범죄 등을 백서화해서 후대에 남기는 것과 환경 오염에 대해서는 UN국제기구에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제소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했으면 한다.

사실, 나 같은 사람들 세대들은 이른바 슬레이트에 삼겹살 등을 구워 먹을 정도였던 시절을 경험했다. 현재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 토양 오염으로 인근 부평 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토양 오염 정화 비용으로 국민 세금 772억원을 지금 투여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시기이다.

현재 상태로 부평 캠프마켓을 그대로 반환 받고 난 뒤에, 부평 시민들이 토양 오염을 어떻게 할 것인지 최종 결정하는 것이 순서다. 부평 시민들에게는 묻지도 않고, 정부 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이 772억 원의 세금을 투여해 토양 정화를 펼치면서 현재 남아 있는 건물들 대부분를 철거하겠다고 하는 발상은 도대체 어떻게 나오게 된 일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역설적으로 현재 부평 캠프마켓은 개발의 광풍에서 빗겨나 있었던 탓에 생태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른바 한반도에서는 유일한 도심 속 그린벨트와 같은 장소가 부평 캠프마켓이다.

우리는 그린벨트가 뭔지는 안다. 산자락에 붙은 곳을 무자비한 개발로부터 보존하기 위해 설정한 이른바 개발제한구역이다. 그린벨트 정책 덕분에 산자락 근처가 그나마 자연 상태로 보존될 수 있었고, 이제는 이것이 관광자원 상품으로 지역 가치를 올려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도심 한 가운데도 그린벨트와 같은 지역이 존재하고 있음을 이젠 자각할 시점에 와 있다.

부평 캠프마켓을 바다의 청정지역을 부르는 블루벨트처럼 육지에서 ‘하이트 벨트(White veld)’로 부르고 널리 확산되었으면 한다. 블루벨트는 바다에서 수산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설정해 놓은 수산자원보전지구를 일컫는 용어인데, 공식 명칭은 아니다. 하이트벨트는 도심에 존재하는 블루벨트로 불리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평의 하이트벨트, 최근 새로운 시선으로 발견된 장소가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다.

1945년 8월 일본 육군 조병창(무기제조공장) 자리에 미24군수지원단 ASCOM24가 주둔해서 현재까지 부평 애스컴시티 안에 캠프마켓 미군부대가 존재하고 있다. 철조망이 담벼락 위에 처져 있고, 미군의 군사시설이어서 출입이 통제된 곳으로 남아 있다. 1945년 이후에 지금까지 부평 캠프마켓은 군사시설로서만 기능을 담당했던 곳이기에, 부평 도심 한가운데서 1945년 당시 그 시간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요즈음의 도심 한가운데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소로서 개발로 인한 훼손은 이뤄지지 않은 보기 드문 장소이다.

그래서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를 하이트벨트 1호로 명명해서 70년 동안 그 모양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이곳을 미군부대가 완전히 반환되더라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

부평 애스컴시티 미군기지가 1973년 6월 30일 공식 폐쇄되고 난 뒤, 미군기지가 축소되면서 떠난 미군부대 자리에는 바로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나마 부평 캠프마켓은 지금까지 미군의 군사시설로 남아 있어서 개발의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있지만, 현재 남아 있는 빵공장이 평택으로 완전하게 이전하게 되면 캠프마켓도 개발론자들의 먹잇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도심 한가운데에 자연 상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지역을 하이트벨트로 지정해서 주변 사람들이 자연 상태의 흙, 그리고 풀내음, 그리고 새소리를 언제나 들을 수 있도록 개발을 완전히 제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향후 부평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심 한가운데에 타율적으로 구축되었지만, 이제는 미군기지를 삭막한 도심에서 허파 노릇을 한 장소로 재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 부지를 ‘하이트벨트’로 지정하는 법률 등이 하루바삐 제정되었으면 한다. 그러면 부평 캠프마켓의 자연 생태들을 연구하고 조사해서 보존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개발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도심에서의 허파 기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부평 캠프마켓 미군기지를 이젠 ‘하이트벨트로 지정해서 보존하는 운동을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계양산을 롯데의 개발 욕망으로부터 지킨 것처럼 미군기지도 이젠 하이트벨트로 새로운 인식의 지평으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현재 상태 그대로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는 부평 시민들에게 반환한 뒤에 부평 시민들에게 물어서, 그 속에서 오염 정화가 필요하면 하고, 기존 건물들도 부평지역의 근대 산물로 여겨 그 가치를 새롭게 평가한 뒤 반환 받은 상태로 그대로 두고 오랜 세월 논의를 거쳐서 뭐든 진행하는 것이 마땅하다.

도심의 기본 계획과 디자인은 관리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 경험 디자인, 적극적인 주민 참여가 중심이 되는 ’서비스디자인‘으로 변모하고 있는 추세이다 보면, 화이트벨트도 도시에 대한 설계를 적극적인 주민참여의 흐름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자꾸 뭔가를 채우려는 욕망으로 부평 캠프마켓에 다가서지 말자. 기지로 사용된 그 시간만큼 시간을 부평 캠프마켓에 시간을 주자. 100년 쯤. 그 다음에 삽을 들자. 그게 역사 문화적 인간으로서 할 행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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