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사(天淨沙)․추사(秋思)

천정사(天淨沙)․추사(秋思) / 마치원(馬致遠, 1260?~1321?)

枯藤老樹昏鴉(고등노수혼아)
小橋流水人家(소교유수인가)
古道西風瘦馬(고도서풍수마)
夕陽西下(석양서하)
斷腸人在天涯(단장인재천애)

가을 생각(천정사의 곡조에 맞춰)

마른 등나무, 오랜 고목, 황혼녘의 갈가마귀
작은 다리, 흐르는 물, 인가
오래된 길, 서풍, 파리한 말
석양은 서쪽으로 지고
애간장 끊어지는 사람은 하늘 끝에 서 있다.

원(元)대 대도(大都, 지금의 북경) 사람으로 자는 천리(千里), 호는 동리(東籬). 관한경(關漢卿), 백박(白樸), 정광조(鄭光祖)와 함께 ‘원곡4대가'(元曲四大家)의 하나이다. 일찍이 강절행성의 관리를 지냈다. 여러 해 동안 대도에 머물면서 ‘서회'(書會)에 참가하여 잡극(雜劇)과 산곡의 창작에 몰두했다. 특히 산곡(散曲)은 원대 제일로 친다.

지나가며 본 아홉 개의 사물을 나열하여 가을날의 쓸쓸하고 처량한 심정을 나타냈다. 나열된 사물 하나하나가 다 쓸쓸하고 처량한 느낌을 주며, 마지막의 두 구와 어울려 석양의 단장인(斷腸人)의 심정을 기가 막히게 표현하고 있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현대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天淨沙, 원대 산곡(散曲)의 이름. 산곡 중 가장 짧은 형식의 것을 소령(小令)이라 하는데 소령 중에는 이 秋思가 가장 유명하다.  ⦁鴉, 갈가마귀  ⦁瘦, 파리할 수  ⦁天涯, 하늘 끝

 

‘여치 이우재의 한시 한 수’를 신설,
월 2회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옛 시인묵객들의 소회와 절창이
오늘과 조응하는 묘미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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