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현 기자
일제강점기 미쓰비시(三菱, 삼릉) 제강에 강제 동원된 노동자들의 합숙소였던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 건축물을 국가등록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작업이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9일 부평구에 따르면 오는 7월 미쓰비시 줄사택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간은 약 6개월로 올해 안에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더불어 구조안전진단과 보수정비 공사 등의 작업을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전범기업인 ‘미쓰비시’는 1939년 무기제조공장에 강제 징용된 노동자들의 합숙소로 인근에 사택을 지었다. 한 동에는 쪽방과 부엌 하나씩을 갖춘 10칸의 집이 있으며, 이러한 집들이 줄지어 있다고 해 줄사택이라 불렀다. 23개동에 1000여명의 노동자가 살았으며, 이후 노후화 등으로 대부분 헐리며 현재 4개 동만 남은 상태다.
부평구는 국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미쓰비시의 노동자 강제 징용 흔적이며 동시에 노동자를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삶이 오롯이 묻어있는 등 역사와 주거사적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했다.
당초 대지 1329㎡(토지 34필지)와 건물 1069.6㎡ 모두 등록하려 했으나, 건축물의 노후화와 안정성 등의 문제로 보수가 필요하다는 국가유산청의 의견에 따라 현재는 대지 34필지만 등록됐다.
부평구 관계자는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는 등 절차를 밟아 건축물까지 포함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다만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