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택수 시인
연암 박지원은 이덕무의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를 소개하면서 ‘귀, 눈, 입, 마음이 책임을 게을리 하지 않아 듣고 보고 말하고 생각하는 대로 쓴’ 저작물이라 하였다.
이덕무의 ‘귀와 눈은 바늘구멍 같고 입은 지렁이 구멍 같으며 마음은 개자 크기만 하여’ 보잘 것이 없다는 겸손에 대한 상찬이다.
간서치로 통했던 정조시대의 검서관 이덕무의『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는 소품문 형식의 자유로운 글쓰기가 돋보이는 책이다. 인상적인 장면이나 느낌, 경청한 이야기들을 격식 따지지 않고 짧게 드로잉했다. 에스엔에스(SNS) 시대의 글쓰기와 닮아 있다.
‘이목구’와 ‘심’과 ‘서’ 중 으뜸은 ‘이’다. 섭리(攝理)의 섭(攝)에 ‘이’가 하나 더 있듯이 세상의 이야기를 잘 귀담아 듣는 것이 글쓰기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이덕무의 방편에 기대어 문학관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손택수 시인은 1970년 담양에서 나서,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언덕 위에 붉은 벽돌집’ 등으로 등단하였다.
‘나무의 수사학’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붉은 빛이 여전합니까’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등 다수의 시집을 냈다.
수주문학상, 신동엽창작상, 이육사詩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실천문학사 대표이사를 지냈고,
현재 노작 홍사용문학관 관장으로 있다.【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