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의 ‘노송영지도’ 서울 나들이

최광석 기자

정선, ‘노송영지도’ 103x147cm, 수묵담채, 1755년 송암미술관 소장

인천시립박물관 분관 송암미술관이 대표 유물인 겸재 정선의 ‘노송영지도’를 호암미술관에서 개최하는 ‘겸재 정선’ 특별전(4월 2일~6월 29일)에 출품한다고 밝혔다.

‘노송영지도(老松靈芝圖)’는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이 80세 되던 1755년 가을에 그린 대작이다. 화면 가득 위용을 자랑하듯 꿈틀대며 흡사 목숨 ‘수(壽)’자 형태로 표현된 소나무가 솔잎을 푸르게 드리우고 있고, 그 아래에 담홍색 영지버섯이 그려져 있다.

소나무와 영지는 길상(吉祥)의 조합으로 많이 그려진 소재이다. 화면 오른쪽에는 ‘을해(乙亥) 가을(秋)’이라고 쓰고, 줄을 바꿔 ‘겸재팔십세작(謙齋八十歲作)’이라고 명기돼 있어 제작 연도가 확실한 겸재의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이자 그의 작품 연대 감정에 큰 도움이 되는 작품이다.

더불어 현존하는 겸재의 소나무 그림 중 크기가 가장 크고, 그의 화풍이 완숙기에 접어들었을 만년에 제작되어 다수 작품 중에서도 주요 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송암미술관이 자랑하는 대표 전시작으로 2011년 미술관 재개관 이래 외부에 대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송영지도’는 2001년 4월 서울옥션 경매에 나왔고, 예상가를 뛰어넘어 7억 원에 낙찰됐다. 당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였다. 동양제철화학 창업자인 이회림 명예회장이 구입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알려졌다. 이회림은 2005년 송암미술관에 ‘노송영지도’를 포함 8,000여 점을 함께 기증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노송영지도’를 비롯해 국보로 지정된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등 겸재의 대표작 120여 점이 망라된다. 겸재의 진경산수화는 물론 산수, 영모, 인물, 화조화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통해 겸재의 회화세계 전모를 두루 조명하는 첫 대규모 전시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고미술계 양대 사립기관인 간송미술문화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이 공동 개최하는 전시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두 재단 소장품에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여러 기관 및 개인 소장 작품들이 어우러져 겸재 회화의 정수를 만나볼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김태익 시립박물관장은 “‘노송영지도’는 작품의 크기, 역동적인 소나무의 형태 등 구성과 표현에 있어서 겸재의 전기적 요소와도 잘 부합되는 그의 대표작품”이라며 “이번 전시 출품을 통해 ‘노송영지도’의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려 향후 국가유산 지정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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