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37회 인천연극제와 ‘냄비’

글쓴이: 이장열 편집인

제37회 인천연극제 출품된 작품 가운데, ‘극단 십년 후’의 ‘냄비’가 대상으로 4월 21일 선정되었다.

연극 ‘냄비’ 를 첫 공연 때 직접 문학시어터에서 관람했다. 공연 관람 내내 괴로웠던 기억이 가시기도 전에 ‘냄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이다.

연극에 문외한이지만, 연극 보면서 지루하고 주제도 뭔지 모르겠고, 음향, 등장인물들의 느닷없는 출연과 대사 들이 빨리 이 공연이 끝나기를 바랬지만, 거의 2시간 가까이 저를 괴롭혔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부조리 극이라는 형식이라면 이해가 되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분명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극이 전개되었는데, 베트남전쟁이 나오고, 4.19가 나오고, 1987년 구로구청, 한국전쟁 때 보도연맹 사건 등이 엉켜서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종잡을 수 없었던 연극이 ‘냄비’로 판단되는데,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너무 놀랍다.

심사위원들의 심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또 다른 출품작들이 너무나 졸작이어서 그런 것인가?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출품작으로 내세울 내요잉 없다는 인천지역 연극판 얼굴을 고려해서 대상 선정을 하지 않는 것도 방책인데 말이다.

혹시나, 인천 연극판의 연고주의나 향토주의가 반영되어서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 아닌가 싶다. 제일 그나마 저항적이어야 할 인천 연극판이 연고주의에서 늘 그렇게 옭매이게 된다면 날로 관객이 줄어드는 연극판에 활기를 불어넣기는 좀체 힘들 것이다.

아는 사람들끼리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가면, 당장 지금은 기분도 좋고 별탈이 없을 것이지만,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면, 제37회 인천연극제가 불명예라는 역사적 평가에서는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역사적 판단을 두려워해야 한다. 이제 인천 연극판도…

향토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천 연극판…

 

<저작권자 © THE INCHEON 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bout THE BUPYEONG POST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