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구름이 드리운 우울한 날이었다. 방 안은 언제나처럼 최적의 온도와 습도. 요코(洋子)씨는 씻지도 않은 채 카우치에 앉아 시시한 게임을 하며 시간을 죽이고 있다.”
위 인용글은 일본 호시 신이치(星新一) 문학상에 응모해 1차 전형을 통과한 소설의 서두 부분이라고 합니다. 이 글의 작가는 ‘인공지능(AI)’이라고 합니다.
일본 대표적인 SF작가 고(故) 호시 신이치를 기념하는 호시 신이치 문학상에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응모해 1차 전형을 통과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우리는 최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을 눈으로 지켜본 경험이 있는지라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작품 표절 논란이 사람 세계에서도 만연하고 있는 상황에서, 엄청난 문장을 저장하고, 확장시키는 인공지능이 말이 아니라 정형화된 글을 쓰는데에는 사람들보다 더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는 학교에 갑니다,
학교에 갑니다 나는.
갑니다 나는 학교에.
이와 같은 순서 바꾸기를 통해서 나타나는 느낌을 인공지능은 알 수는 없지만, 수치적으로 여러 변형을 만들 수 있는 있을 것입니다. 구조화된 글에서는 이른바 인공지능이 창작한 소설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소설이라는 쟝르는 근대라는 흐름 속에서 문제적 개인이 길을 떠나는 여정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문제적 개인…. 에는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도 포함될 수 있을 것입니다.
푸코는 말했습니다. 사람이라는 개념도 변화된다는 것을. 북두칠성의 배치가 바뀌면 북두칠성이라는 언어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간파한 푸코의 말을 빌려 온다면,
인공지능의 소설쓰기는 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심사위원이 인공지능이 쓴 글인지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인공지능이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까지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인공지능의 소설쓰기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