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지우기에만 급급한 부평구청, 미군 오수정화시설 조만간 철거…드럼보트 건물도 사라져

by 이장열 편집인

부평 부원초등학교 옆에 있는 부평 미군 오수정화시설이 조만간에 철거에 들어간다.

부평구는 오수정화시설을 걷어내고, 혁신센터를 새로 짓는다는 계획으로 시설 인근 토지 건물 보상을  2020년 7월 현재 70% 진행했다고 한다.

부평 미군 오수정화시설은 부평구가 지난 해 2019년 9월 24일 주한미군측으로부터 시설 열쇠를 인도 받았다.

부평 미군부대 오수정화시설은 1973년 주한 미군 축소 발표로 부평 애스컴시티 미군기지에 있던 7개 캠프(부대) 가운데 현재 캠프마켓만 남기고 점차로 이전하면서 시설 가동이 1980년대 초반에 전면 중단되어서 시설만 남아 있었다.

부평 미군 오수정화시설은 부평 현대사를 기록하는데 중요한 장소라는 점에서 접근해야 할 시설이다.

부평구는 부평 삼릉에 있는 비즈비씨 줄사택에 대해서 기록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부평 신촌에 유일하게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던 드림보트 건물이 철거된 뒤에 예산이 없어서 기록화 작업을 하지 못했다고 말한 부평구다.

부평구가 부평에 몇 남아 있지 않은 부평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시설과 역사적 자료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행정력 투여는 사실상 인색하기 짝이 없었다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부평에 남아 있는 미군 오수정화시설은 근현대 자산으로서 주한미군 주둔사를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이고, 부평 현대사를 관통하는 역사 자산으로도 이해하고 접근했으면 한다.

부평에 미군이 처음 발을 들어 놓은 시기가 1945년 10월이다. 그러면, 70년 넘게 부평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었던 시설물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부평 지역사의 폭도 넗힐 수 있을 것이다.

부평 미군 오수정화시설이 언제 만들어졌고, 설계도는 남아 있는지, 어떤 공법으로 사용하였는지, 년도별로 오수정화 물량이 어떠했는지, 시기별이 처리 용량이 차이가 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질문해서 연구하고, 이를 기록 자료화하는 것이 부평 지역사 연구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평 미군 오수정화시설을 당장 철거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부평에서 오래 시간을 간직한 시설에 대한 연구와 기록화하는 것이 문화 도시를 표방한 부평구가 해야 할 행정 행위라는 점이다.

이런 행위를 선행하지 않는다면 부평구가 달성하고자 하는 문화 도시는 국비를 따기 위한 수단이고 구호에 불과한 것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 일이 될 것이다.

부평 미군 오수정화시설을 철거부터 할 것이 아니라, 기록화하는 과정을 끼워넣는 것이 부평구가 문화도시로 가는 진정한 문화 행정력을 발휘하는 길이다.  이 시설을 기록하고 연구하는 과정이 없이 철거하면 부평의 역사로 남지 않는다. 이는 반문화적 행위이기에 부평구가 가고자 하는 문화도시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올해 부평 신촌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드럼보트도 손놓고 있었던 부평구가 아닌가?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가 새로운 건물이 짓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역사 문화적 자산을 활용하는 행정력을 지방자치단체가 이제는 발휘하라는 방향 설정이 문화도시라는 점을 부평구청은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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